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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20.03.17 <추억과 함께> 하는 커피 한잔의 행복
2020. 3. 17. 10:11

아낌없이 주는 나무...

 

추억으로 간직한 보물들

 

보물상자...

서랍 정리를 하다가 그동안 보관해온 박스를 열어 보는 순간 살짝 가슴 뛰는 설렘과 약간의 우울모드로 지난 과거의 기억들이 막~ 몰려왔다.  오래된 카메라, 노트북, PDA, MP3, 캠코더, 휴대폰들과 충전기들...
몇 개의 휴대폰은 전원을 켜보니 마지막 통화했던 전화번호와 문자, 사진까지 남아있다.

 

삐삐...

학창 시절 이동통신 수단으로 삐삐라 불리던 무선호출기를 사용하면서 '진동과 함께 삐삐 삐삐' 울리면 공중전화 부스로 달려가 전화를 했고 늘 누군가에게 호출받기를 기다렸다는 듯.. 여기저기 불려 다니고 불러내고 공부보다는 놀러 다니기에 참 유용하게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. 허리에 삐삐와 차키를 차고 다니던 아저씨들이 그려진다. 지금 생각해보면 참 촌스러운데 그때는 과시하듯 차가 없는 사람들은 오토바이 키, 집 열쇠 등 모조리를 허리에 차고 다녔었다.

 

휴대폰...

그렇게 몇 년 후 흑백 휴대폰이 생기면서 친구들과 약속 잡고 놀러 다니기에 최고였다.  휴대폰이 처음 나올 때부터 새로 출시되는 휴대폰을 짧게는 2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 지나면 새로 구입하면서 주변 사람들은 내가 쓰던 휴대폰을 예약을 한다.  곧 새로운 휴대폰으로 바꿀 거를 알기에... 나 역시 과시하듯 누군가에게 주는 재미가 있었다.  몸집도 작고 힘도 없는데 흑백 PDA를 보는 순간 내 거가 되었다.  그러면서 욕심이 생겨 휴대폰 2개를 들고 다니며 잘 들리는 통화음에도 안테나를 뽑아 걸어 다니며 통화했던 철없던 어린 시절이 날 웃음 짓게 한다.

 

 

노트북...

어느 날 회사 동기인 강 부장이 소니에서 나온 미니 와이드 노트북을 들고 출근을 했다.  보는 순간 얼마나 갖고 싶었던지 퇴근 후 바로 같은 소니 노트북을 구입하고 다음날 들고 출근을 했다.  어려서부터 난시가 심해서 사이즈 작은 화면을 보려니 뿌옇고 잘 보이질 않아 퇴근 후 안경을 맞추었다.  회사에서 집에서 PC 사용이 익숙하고 눈에 잘 보이다 보니 그렇게 며칠 지나서 노트북은 출퇴근 시 액세서리가 되었다.  회사에서 행사를 하거나 워크숍을 가거나 특별한 이벤트가 있으면 사진 담당을 하고 있었기에 사비를 털어 캠코더와 캐논 카메라, 렌즈를 풀세트로 전문가용으로 구입해 월급과 보너스를 다 썼던 사치스러웠던 내가 이제는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으면서 휴대폰은 2년 약정으로 카메라는 휴대폰으로 사용하고 있다. 사진은 셀카를 즐기면서...

 

 

 

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추억을 간직하고 살아간다.  현재의 상황과 심리 상태에 따라서 추억이 될 수도 아픈 과거가 될 수도 있다.  사진을 보면서, 음악을 들으면서, 여행을 하면서, 지난 시절의 과거는 오늘의 나의 일부이다.  오늘이 앞으로 살아갈 미래의 일부분이 되는 것처럼...
성격 탓일까? 못하고 안 했던 옛 시절에 대한 후회는 없다.  후회를 하다 보면 현실을 불평하게 되고 불만으로 가득 차고 결국 감사를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순간이 있었다.  그래서 부족했던 나였지만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난 나를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.

 

행복...

아침부터 분주하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치매 걸린 엄마를 씻기고 화장시켜주고 옷을 입히고 주야간보호(노치원) 센터에 보냈다.  소파에 앉아 여유롭고 편안하게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하다.

 

 

거실에서 바라본 창밖

 

 

 

Posted by 천사보스